칼럼 어깨 통증의 흔한 원인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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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깨는 우리의 신체 중 하루 동안 가장 많은 운동을 하는 부위입니다. 아침에 일어나 기지개를 켜고, 머리를 빗고, 옷을 입는 등 단순한 일상생활 동작만으로도 하루에 약 3천~4천 회의 움직임이 이뤄지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어깨는 일상적인 사용만으로도 퇴행성 변화가 가장 빨리 찾아오는 부위이며 증상, 원인에 따라 관련 질환이 50가지가 넘습니다. 사실 대부분의 사람들이 어깨 질환이라 하면 오십견을 떠올리지만 최근 스포츠 인구가 늘어나면서 어깨충돌증후군, 회전근개파열, 석회성 건염 등을 호소하는 환자가 늘어나고 있습니다.
50대에게만 찾아오는 오십견? NO! 누구에나 찾아올 수 있는 동결견
남녀노소 관계없이 어깨에 통증이 느껴지면 입버릇처럼 오십견이란 진단을 내립니다. 그러나 오십견은 50세의 어깨 통증을 지칭하는 모호한 용어이기 때문에 사실 진단명으로는 합당하지 않습니다. 오십견의 정확한 명칭은 동결견이며 나이가 들면서 어깨 관절을 둘러싸고 있는 주머니인 관절낭에 염증이 생겨 붓고 아프다가 섬유화되어 어깨가 굳어버리는 유착성 관절낭염을 뜻합니다.
동결견은 전체 인구의 약 2%에서 유발되는 비교적 흔한 질환이지만 정확한 원인을 찾기 힘듭니다. 동결견의 대표적인 증상은 어깨 전체의 통증인데 어떤 방향으로 팔을 올리거나 돌려도 어깨 전체에 통증이 느껴지고, 건드리지도 못할 정도로 통증이 심한 증상이 있습니다. 이것이 심해지면 어깨 근육이 굳어 팔을 올리려 해도 올라가지 않고, 극심한 통증으로 인해 밤잠을 설치는 경우가 많아집니다.
동결견은 운동치료나 물리치료만으로도 좋은 효과를 볼 수 있고 대부분 1, 2년 내에 자연 치유된다고 생각하지만, 실제로는 약간의 운동 제한이 남습니다. 6개월 정도의 충분한 물리치료에도 불구하고 통증이 계속된다면 관절내시경을 이용해 관절낭 박리 수술을 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시도 때도 없이 찾아오는 통증, 어깨충돌증후군
어깨 관절에는 어깨를 처마처럼 덮고 있는 견봉(어깨의 볼록한 부분)이라는 부분이 있는데 어깨충돌증후군은 견봉과 상완골(팔의 위쪽 뼈) 사이가 좁아져 어깨를 움직일 때마다 견봉과 회전근개(어깨힘줄)이 충돌하면서 통증을 일으키는 질환입니다. 젊을 때나 어깨 관절이 건강할 때는 견봉과 어깨 근육 사이의 여유가 충분하지만,나이가 들어 근력이 약해지거나 반복적으로 어깨를 사용했을 때, 외상으로 다쳤을 경우에는 견봉과 어깨 근육 사이에 마찰이 일어날 수 있고, 잦은 마찰로 인해 어깨 근육에 염증이 생기면 충돌증후군이 생기는 것입니다.
기본적인 원인은 노화현상에 의한 퇴행성 질환으로 3, 40대 이상의 연령층에서 가장 많이 나타나지만 최근에는 스포츠 인구가 많아지면서 수영, 배드민턴, 골프, 농구, 스쿼시, 테니스 등과 같이 어깨 움직임이 많은 운동으로 인한 통증을 호소하는 젊은이들과 좁은 책상에서 장시간 업무를 보는 직장인들도 어깨충돌증후군을 호소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가장 대표적인 증상은 팔을 머리 높이, 혹은 머리 위로 들 때 통증이 느껴지는 것입니다. 옷을 입거나 머리를 빗을 때, 창문을 닦거나 샤워를 할 때 등 사소한 일상생활을 할 때 불편함을 겪게 됩니다. 초기 증상일 경우에는 어깨 사용을 줄이거나 간단한 운동만으로도 치료가 가능하지만 통증이 심한 경우에는 관절 내 국소 주사 요법을 통해 견봉 아래 공간의 염증을 줄일 수 있습니다.
이러한 치료에도 불구하고 통증이 지속되면 회전근개파열 등 다른 질환이 동반되어 있을 수 있기 때문에 MRI 검사를 통해 정확한 검사를 해보는 것이 좋습니다. 검사 결과 증상이 심각하다면 관절내시경을 이용해 어깨힘줄과 충돌되는 견봉 부위를 다듬어주는 견봉성형술을 하거나 어깨힘줄이 파열된 경우 어깨 힘줄을 봉합하는 수술을 해야 합니다.
무리한 운동에 '툭'하고 파열되는, 회전근개 파열
회전근개는 어깨 속에 깊숙하게 위치한 힘줄이자 매우 독특한 힘줄입니다. 우리 몸에는 어깨뼈에서 시작해서 팔 뼈의 맨 위쪽 부분에 붙는 네 개의 근육이 있는데 이 네 개의 근육에서 시작한 네 개의 힘줄이 마치 하나의 힘줄처럼 합해지고, 마지막에는 다시 어깨의 관절막과 합해져 어깨뼈에 붙습니다. 이들은 팔을 회전 시키는 중요한 역할을 하는데 회전근개란 이들 중 네 개의 힘줄을 말합니다. 따라서 회전근개는 우리 몸에서 유일하게 뼈와 뼈 사이, 즉 어깨뼈와 팔 뼈 사이를 지나다닙니다. 이러한 회전근개가 파열되는 근본적인 원인은 회전근개 자체가 혈액순환 장애나 노화로 인해 서서히 약해지기 때문이지만 최근에는 무리한 운동으로 인해 외상을 입거나 잘못된 자세로 오랜 시간 작업을 하는 등 외부적인 원인으로 인해 발생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회전근개가 파열되면 어깨 중에서도 아래쪽, 팔 위쪽의 바깥 부분에 통증이 느껴지며 처음에는 팔과 어깨를 움직일 때 통증이 느껴지지만 심하면 움직임과 무관하게 발생하기도 합니다. 또한 팔을 돌리는 것도 어려워져 쇠약감이나 무력감이 들기도 합니다.
회전근개에 파열이 발생하면 수술을 통해 복원하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한번 파열이 된 후에는 점점 더 커지기 때문이죠. 직경 4mm의 작은 관절 내시경을 이용해 끊어진 힘줄을 봉합사로 꿰매 붙인 다음 봉합 부위와 힘줄을 다시 묶어주는 회전근개 복원술을 시행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힘줄이 완전히 끊어지지 않은 상태라면 수술 대신 주사나 물리치료와 같은 보존적 치료가 가능합니다.
어깨 관절에 생긴 돌(석회)이 심한 통증 유발, 석회성건염
석회성건염은 어깨 관절에 돌(석회)이 생기는 병입니다. 흔히 몸속에 돌이 생긴다고 하면 요로결석이나 담석증을 떠올리지만, 어깨 관절에도 ‘돌’이 생길 수 있습니다. 회전근개라는 어깨 힘줄에 석회질이 생성되면서 염증이 발생하고 그것이 돌처럼 굳어져 석회성건염이 진행됩니다. 정확한 원인은 밝혀진 바 없지만 힘줄로 가는 혈액 공급이 줄어들면서 퇴행성 변화가 나타나 생기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또한 어떤 칼슘의 배출과정에 문제가 있어 인대 부위에 석회가 침착되는 것이 그 원인이라는 설도 있습니다. 칼슘 과다 섭취 혹은 칼슘이 몸에 많이 남아 이것이 뭉쳐 생긴다는 것입니다. 석회성건염은 어깨 외측 및 팔 부위 통증이 가장 주된 증상인데요, 갑작스러운 통증으로 응급실을 찾거나 몇 개월씩 통증이 계속되기도 합니다. 보통 밤에 통증을 심하게 호소하며 잠을 이루지 못하는 경우도 있고, 찌르는 듯한 통증이 매우 심한 경우가 많습니다. 석회가 형성되는 시기에 어깨 통증이 유발될 수 있지만 갑자기 발생하는 심한 통증은 석회가 분해될 시기에 발생합니다.
석회성건염은 엑스레이를 통해 어깨에 생긴 돌의 유무 판단이 가능하기 때문에 진단은 쉬운 편입니다. 돌의 크기는 3mm부터 3cm까지 다양하며 돌의 크기와 증상에 따라 적절한 치료를 받아야 합니다. 급성 통증의 경우 국소 마취제 주사를 석회가 생긴 곳에 정확히 주입하면 증세가 호전되고, 이때 초음파를 통해 주사하면 편리합니다. 증세 호전 후에도 당분간은 약물치료와 물리치료가 필요한 경우도 있습니다. 만성 통증 및 비수술요법으로도 증세 호전이 없고 근육 파열이 함께 온 경우에는 관절 내시경을 이용해 인대 속의 석회를 제거하는 수술적 처치가 필요합니다. 관절내시경 수술은 진단과 동시에 직접 보면서 치료가 가능하기 때문에 매우 유용한 치료법입니다. 또한 어깨 부위에 큰 절개 없이 4~5mm 정도의 구멍을 통해 치료가 가능하기 때문에 흉터도 생기지 않고 수술 후 통증이 적으며 다른 수술적 방법에 비해 비교적 간단하다는 장점을 지닙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