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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 스포츠의학 클리닉'의 선교 닥터 조성연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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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하늘 댓글 0건 조회 7,985회 작성일 09-10-08 1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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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츠 영화 <국가대표>가 관객 6백만 명을 돌파했다. 비인기종목에 대한 사회의 무관심과 냉대 속에서 스키점프 국가대표로서의 꿈을 소중히 키워가는 주인공들의 이야기는 지난 여름 수많은 이들의 가슴을 뭉클하게 했다. 얼마 전 기자도 어머니와 함께 이 영화를 보았다. 허리 통증이 심해져 이제는 몇 발짝 떼는 것조차 쉽지 않은데도 지방에서 딸 생일에 맞춰 서울에 온 어머니와 둘 만의 추억을 만들기에도 좋은 영화였다. 실화를 바탕으로 했지만 분명 흥행을 위해 만들어진 영화라는 것을 알면서도 영화를 보고 나오면서 "정말로 다치는 선수들이 많겠다"며 안타까워 하던 어머니처럼, 이 영화는 인기와 비인기 종목을 떠나 다양한 종목에서 같은 땀방울을 흘리고 있는 모든 스포츠 선수들의 애환을 고스란히 느끼게 했다.

영화가 아닌 실제 상황에서 선수들은 '각본 없는 드라마'의 주인공이 되고자 늘 자신의 한계점을 뛰어 넘는다. 그런 선수들에게 가장 큰 두려움은 부상이다. 피겨 스케이팅이나 스키점프 같은 종목은 경기 동작 자체가 부상의 원인이 되기 때문에 그 누구도 언제 다칠지 모르는 두려움에서 예외가 없다. 선수들에게 있어 아버지와 같은 역할을 하는 사람이 감독이라면, 아픈 곳 구석구석을 치료해주고 보듬어 주는 어머니와 같은 존재가 팀 닥터이다. 이들의 모습을 볼 수 있는 때는 경기 도중 선수들이 다쳤을 때 신속하게 나와 응급처치 하는 순간뿐이지만, 늘 보이지 않는 곳에서 선수들이 최고의 컨디션으로 최상의 기량을 발휘할 수 있도록 돕는다. 2004년 아테네 올림픽 팀 닥터를 비롯해 최근에는 피겨 요정 김연아 선수의 주치의로 알려져 더욱 주목을 받고 있는 '하늘 스포츠 의학 클리닉' 조성연(요셉 · 48) 원장을 만났다.

하늘과 같은 마음으로 섬겨라

울 동대문구 답십리역 근처에 위치한 하늘 스포츠의학 클리닉에서 조원장과 약속 시간을 기다리는 동안, 대기실이 환자들로 계속 붐비는 것을 보며 그의 명성을 피부로 느낄 수 있었다. 그는 이 병원의 원장 일을 하면서 현재 국가대표 팀과 야구 LG 트윈스 팀 닥터이자 김연아 선수의 주치의로 있다. 그날도 손목 통증으로 배드민턴 국가대표 이용대 선수가 다녀갔다.

"당장 중요한 시합이 내일모레인데 본인은 얼마나 속이 타겠어요. 그럴 때는 함께 기도하면서 빨리 나을 수 있도록 양질의 치료에 중점을 두지요."

이곳은 주변에서 좀처럼 보기 힘든 형태의 병원이다. 운동을 가르쳐주는 곳인지, 진짜 병원인지 문의하는 전화도 많이 걸려온단다. 물론 병원이다. 운동 중에 다친 부위를 치료하기도 하고, 선수들의 기량을 높이거나 부상을 예방하기 위해 과학적인 트레이닝도 해준다. 그야말로 운동과 관련된 집합체! 가능한 수술 대신 운동으로 치료하는 것이 병원의 큰 특징이다. "활동적인 성격이다 보니 뭐든 새로운 것을 좋아하는 편이에요, 진로를 결정할 무렵 선배가 기고한 칼럼을 보게 됐는데, 스포츠의학으로 전신의 질환을 치료하는 것은 몰론 이거니와 나아가 기능을 좋게 해줄 수 있다는 것이 저를 잡아끌었지요."

그의 병원이 오늘날 국내 최초의 스포츠의학 전문병원으로 우뚝 설 수 있었던 배경에는 새로운 것에 대한 그의 도전 정신도 있었지만, '인술을 베푸는 의사'로서 자신의 근원적인 정체성에 대한 갈망 때문이기도 했다.

"스포츠의학은 미래에 도움이 되는 새롭고 발전적인 분야라는 설렘이 있어요, 운동을 통해 각 사람의 특징에 맞게 신체 기능을 잘 발달시킬 수 있도록 도울 수 있죠."

1999년 뉴질랜드에 이어 호주에서 스포츠의학 전문의 자격을 얻어 한국으로 돌아온 그는 귀국하자마자 태릉선수촌에서 2년간 국가대표 선수들의 주치의로 활동하다가 7년 전 개원했다. 그때 당시만 해도 스포츠의학에 대한 국민들의 인식이 지금보다 훨씬 부족했기에 주위에서는 짧은 기간 동안 12명의 전문 의료진과 200여 명의 직원들이 함께 일하는 전문병원으로 성장하게 된 비결을 묻는 이도 많다.

"환자의 상태를 정확히 파악해서 서서히 약물에 대한 의존성을 줄이고 운동으로 치유할 수 있도록 하는 차별화된 서비스를 한다는 자부심이 있어요. 하지만 가장 중점을 두는 것은 한 번 치료할 때 충분히 치료할 것을 강조하고 심리적으로도 안정감을 찾을 수 있도록 환자와 많은 대화를 나눕니다."

리나라 선수들에게 부상은 단순히 몸이 아픈 것에 그치지 않는다. 재활치료에 대한 지원이 제도적으로 마련되어 있는 일본과는 달리, 치료하는 동안 다른 선수들의 실력이 자신보다 앞서 가는 것에 대한 심리적 불안감과 치료비용에 대한 경제적인 부담까지 삼중고를 겪고 있는 것이 한국 선수들의 현주소란다. 9살 때부터 조 원장에게 치료를 받아온 피겨 선수 김연아 역시 지난해 세계대회를 한 달 앞두고 고관절 부상을 입어 위기를 겪은 적이 있다. 노력하면 우승할 수 있다고 생각해온 자신의 신념과 달리 뜻밖의 불가항력적인 상황과 맞닥뜨려 심리적으로 큰 어려움을 겪었단다. 조 원장은 김연아 선수에게 완전한 치료가 우선이라고 강조했고, 다행히 그가 잘 따라주어 더 큰 부상 없이 좋은 성적으로 경기를 마칠 수 있었단다.

" 김연아(스텔라) 선수가 그때 자신의 힘만으로 안 되는 것이 있다는 것을 체험한 후로 나름대로 신의 존재를 믿기 시작했어요." 김연아 선수는 그 후 이곳에서 한 달에 한 번 미사를 집전 해주는 서울대 교구 이승철 신부의 도움을 받아 그해 어머니(안나)와 함께 세례를 받았다.

병원 곳곳에 십자고상과 성모상이 있고, 희망하는 직원과 환자를 대상으로 일 년에 두세 차례 교리 반을 개설하여 세례식도 거행하고 있지만 조 원장은 이런 외적인 분위기뿐만 아니라 자신과 직원들의 모습에서 하느님의 사랑과 가톨릭교회의 소중한 전통을 느낄 수 있길 바란다. 그래서 수많은 스타선수들에서 유명 연예인들까지 이 병원을 찾아오지만 이들은 하루 200여명의 환자 가운데 한 사람일 뿐, 누구나 똑같은 환경에서 치료를 받는다.

성연 원장은 얼굴에 항상 덩치만큼 푸짐한 미소를 품고 있다. 그래서인지 직원들 뿐만 아니라 환자들과도 거리감이 없어 보인다. 직원들을 자연스레 교리 반으로 인도할 수 있었던 것도 그 덕분이 아닌가 싶다. 실제로 세례를 받고 난 후 직원들은 대부모 관계로 묶여 서로에 대한 이해의 폭도 넓어졌고, 누가 가요하지 않아도 스스로 환자들과 눈높이를 맞추고자 자세를 낮추는 등 마음가짐이 달라졌다.

어머니의 신앙을 닮았으면 사제가 됐어야 하는데 점점 기도하는 시간조차 못 내고 있다며 환자 보는 시간을 기도하는 시간으로 삼는다는 조성연 원장. 그는 이미 자신의 자리에서 신앙인의 몫을 다하고 있는 듯하다.

2009년 10월 생활성서 -이은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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